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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배의 소소한일상
[영화 리뷰] <썬더볼츠*> : 결함 있는 존재들이 모여, 우리라고 불리는 순간까지. 본문
썬더볼츠. 나는 기대라봤자 '마블 영화니까 중박은 치겠지.'정도의 안온함을 가지고 영화관으로 향했다. 오로지 '옐레나'라는 캐릭터를 보고 싶어서기도 했다. 옐레나는 블랙 위도우인 나타샤의 동생으로, <블랙 위도우> 영화에도 나온 인물. 나는 나타샤와 옐레나의 자매 스토리가 너무 좋았기에 영화관에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언니와 동생. 동생이 있어서일까, 누군가의 언니여서일까. 아니면 내가 그냥 눈물이 많은걸까. 형제-자매-남매- 이하 가족의 이야기만 나오면 수도꼭지마냥 눈물을 펑펑 쏟고 그 영화를 고이고이 품에 간직하게 된다.
MCU는 많은 대격변을 겪었다. 어벤져스 해체부터 시작해 멀티버스, 세대교체, 기타등등... 사실 이 '세대교체'리는 점을 많은 팬들이 여전히 의심스러워하고 이전, 어벤져스만큼의 케미를 보여줄 팀이 과연 있느냐가 주요 쟁점이다. 사실 그만한 팀이 있을까 싶으면서도 앞으로 나오는 팀들은 이전과 비슷하면서 다르고, 그 다른만큼 개성이 있을 것이며, 그만의 매력이 있을거라고 확신하고 있긴 하다. 히어로 개개인은 영원하지 못하더라도, '영웅'은 언제나 존재할테니까 말이다.
- 평점
- -
- 감독
- 제이크 슈레이어
- 출연
- 플로렌스 퓨, 세바스찬 스탠, 와이어트 러셀, 올가 쿠릴렌코, 제럴딘 비스워너선, 크리스 바우어, 웬델 피어스, 데이비드 하버, 해나 존 케이먼, 줄리아 루이스 드레퓌스, 레이첼 와이즈, 루이스 풀먼
상처 입은 이들의 팀플레이
고백하자면 나는 썬더볼츠의 포스터는 물론 예고편도 보지 않았다. 옐레나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를 원했고, 마블이 그걸 나에게 주었을 뿐. 나타샤의 죽음 이후 옐레나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 궁금했다. MCU는 예전부터 그랬지만 많은 영웅들을 다루면서 영웅 개개인의 '트라우마'에 주목한다. 울트론에서는 아이언맨의 정신병이 폭발해서 난리였고 그 이후의 갈등들도 수많은 인물들의 트라우마이다. 멀리서 볼 땐 너무 쉽게 사람들을 구하고, 반짝도 아니고 번쩍이는 삶을 사는 영웅들의 속사정은 너덜거리는 넝마짝이 따로없다.
옐레나, 레드 가디언, 에이바, 존 워커. 레드룸에서 자란 암살자, 소련의 퇴물 슈퍼 솔저, 쉴드 요원으로 키워진 고스트, 짭 캡틴(...) 이들은 각각 사연을 지니고 등장한다. 영화 소개에서도 볼 수 있듯, 초능력 없음, 히어로 없음, 포기도 없음! 이라는 말처럼, 이들은 신도 아니고, 엄청난 초능력을 가진 인물들도 아니다. 마법을 쓸 수 있는 인물도 없고 모두 인간의 피지컬로서 모든 난관을 헤쳐나가야한다. 게다가 모두 '영웅'보다는 '악당'에 가까웠던 인물들. 영웅이라 칭송받기에는 하자가 있는 인물들이다. 루저들이 모여서 영웅이 된다- 라는 클리셰는 언제봐도 흥미진진하다.
태스크 마스터가 등장 0.3초만에 사망한 건 깜짝 놀랐지만 말이다.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한 장치, 보이드.
그전에 내가 했던 말은 틀렸어, 밥.
억누르기만 해서는 안 돼. 혼자서 다 안고 있을 수 없어.
누구도 그래선 안 돼.
우리는 털어놔야 해.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하고.
그리고 그게 공허함을 완전히 없애주진 않더라도,
적어도 훨씬 가벼워질 거야. 그건 내가 약속할게.”
What I said to you before was wrong, Bob. You can’t stuff it down. You can’t hold it in all alone. No one can. We have to let it out. We have to spend time together. And even if it doesn’t make the emptiness go away, I promise you it will feel lighter.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뿅뿅 초능력이나 쓰고 적을 죽이고 승리를 쟁취하는 결말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더 좋았다. 썬더볼츠가 어떻게 '팀'이 되었는지에 대해, 서로의 트라우마를 어떤 방식으로 어루어만지는지(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상처주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는, 팀 무비의 첫 스타트로 무척이나 제격이었다.
게다가 '보이드'의 shame rooms의 연출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방과 방이 기이하게 연결되어있는 구조는 악몽 그 자체다. 수치스러워하던 순간, 가장 자신이 쪼그라들고 작게 느껴지는 그 순간이 반복되는 연출은 <아메리칸 호러스토리 시즌 3 :마녀 집회>의 지옥을 떠올리게 한다. 보이드에게 잡혀든 사람들이 그림자가 되는 연출은 영화관 곳곳에서 '헉'하고 숨을 삼키는 소리를 들려오게 했다. 히어로 액션 장르가 공포장르로 순식간에 전환되는 때였다.
보이드는 자기 혐오와 절망감을 상징한다. 밥의 자존감이 낮아질 때, 밥의 자기 혐오가 깊어질 때 보이드는 야금야금 밥을 잡아먹어 몸집을 키운다. 우울증이 악화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직접 표현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밥의 '이중인격'중 하나 나,
해리성 정체감 장애'로 확실히 보이기도 하다.
영화에서는 옐레나가 갇힌 shame rooms를 중점으로 다루는데, 그녀가 거울이나 유리창 너머로 밥을 발견하게 되는 것도 좋은 연출이라 생각한다.
밥을 찾아 나서는 옐레나. 밥의 우울감에서 옐레나는 어쩌면 자기 자신을 보았을지도 모른다. 부모도, 언니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원망할 구석마저 사라져 망망대해를 걷는 것처럼 앞길이 무엇하나 보이지 않는 자신을 말이다. 옐레나는 밥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녀의 말은 자기 자신에게 외치는 것 같기도 했다. 옐레나는 밥을, 밥은 옐레나를.
둘의 감정이 낭만적이고 성애적인 사랑으로 딱잘라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 상처입은 두 존재가 서로를 지탱하는 것. 둘 사이에는 명확한 신뢰가 있다.
그들의 회복과 앞으로의 나날을 기대하며
알렉세이가 옐레나를 따라가며 " Lena! little one"이라고 부르고, 옐레나가 일렁이는 감정에 알렉세이를 "Daddy"라고 부르는 장면은 두고두고 오래 마음에 남아있을 것 같다. 가짜 가족으로 시작된 관계더라도 그들이 여전히 서로를 가족이라고 여기고 있다는 직접적인 장치에 어떻게 뭉클하지 않을 수 있을까. <블랙 위도우>에서 본 알렉세이는 무척이나 비호감이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그가 꽤 호감이라는 게 신기했다.
아무래도 외로운 옐레나에게 가족이라는 느낌을 주는 장면들이 많아서 그런가 싶다. 영화 내내 알렉세이는 10살 딸을 둔 팔불출 아빠처럼 행동하고, 옐레나는 그런 아빠를 쪽팔려하면서도 분명한 애정을 느끼고 있다. 사춘기 아이처럼 말이다. 그들이 응당 지나왔어야할 감정과 유대가 뒤늦게 시작하기라도 하는 양 말이다.
'센트리', 그리고 '보이드'가 빌런 역할이기는 해도, 그는 결국 썬더볼츠의 일원이 된다. 팀이라고는 하지만 이들은 '대안가족'에 가까워보인다. 서로의 상처를 품어줄 수 있는 사람들. 모두 한두가지의 결함이 있지만 그걸 외면하지 않고 품고 가기로 다짐한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기로 다짐한 사람들이 아름답지 않을리가 없다.
MCU가 점점 히어로의 내면을 디테일하게 표현한다는 것. 그리고 그걸 쾅 내려찍고 재밌었지?라고 관객을 응시하는게 아니라 회복의 이야기도 담아낸다는 건 여러모로 희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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