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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배의 소소한일상
[영화 리뷰] <베놈2: 랫 데어 비 카니지> : 사랑을 했다~ 우리가 만나~♬ 본문
+ 2021.10.19 글을 티스토리로 옮겨 오면서 일부 첨삭했다.
베놈3 리뷰 쓰고있음!ㅎㅎ
재밌었다.

이번 영화는 눈 뜨자마자 이른 아침에 보러갔고, 포토티켓을 뽑았었다! 동생과 함께 가서 두개나 뽑을 수 있었다. 쿠키영상은 총 1개다.
- 평점
- 5.2 (2021.10.13 개봉)
- 감독
- 앤디 서키스
- 출연
- 톰 하디, 미셀 윌리엄스, 나오미 해리스, 레이드 스콧, 스티븐 그레햄, 우디 해럴슨
상영시간 97분! 짧고... 굵나?

사실 크게 기대하고 간 영화가 아닌데도 영화가 짜임새있다는 느낌이 들진 않았다. 짧은 러닝타임을 가졌다면 그 시간내에 이야기가 매끄럽게 진행이 되어야하는데 영화의 대부분은 빌런 카니지와 베놈의 대립이 아닌 베놈vs에디의 티키타카로 채워져있다. 베놈 1을 보지 않고도 영화를 이해할 순 있을 것 같지만, 전작을 보지 않은 관객은 이 티키타카도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을 게 분명했다. 기억에 남는 건 액션보다 베놈과 에디의 캐미로 이루어진 로맨스 코미디 장면들 뿐이었다.
영화의 소개글을 보면, 베놈과 완벽한 파트너가 된 '에디 브록'이 빌런인 '카니지'를 처단할 수 있을것인가? 라고 적혀있는데, 카니지가 화면에 많이 비춰지는데도 임펙트는 마이크로칩만큼 작았다.
종족 초월! 좌충우돌 로맨스와 돋보이지 않는 빌런.
그러니까, 지금 나를 사랑한다고 말한거야?

이는 베놈 1부터 쭉 이어져온 문제점이다. 영화 시청등급이 15세라서인지 베놈의 '다크 히어로'적인 면모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사람을 잡아먹는데도 이상하리만치 가벼운 등장인물들의 태도도 위화감을 불러일으킨다. 베놈은 에디에게 ‘위험하지만 바보같은 친구’ 혹은 ‘반려 기생충’ 정도로 취급 당하고, 관객에게도 베놈의 그런 ‘순박한’ 면을 강조한다. (반려 닭을 기르고, 초콜렛을 좋아하고, 찬 것을 싫어하고, 실연에 빠진 에디를 달래기위해 요리하는 모습 등등)
카니지와 대결을 펼쳐야 하는데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에디와 베놈의 싸움이 이어진다. 갈등이라고 하기엔 조금 유치한 말싸움. 에디는 평범한 삶을 위해 베놈이 자신의 몸에서 나가길 바라고, 베놈은 ‘아무것도 아닌 루저였던 너를 스타로 만들어준 건 나였어’ 라고 주장하며 으르렁거린다.
주된 논점은 사람의 뇌를 먹어야만 살 수 있는 심비오트인 베놈이 사람 대신 대체제인 닭과 초콜릿만 섭취하는 게 질려 사람을 먹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는데 에디는 이를 거부한다는 거다.
꺼림칙하지만 베놈은 나름대로 논리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 에디와의 타협한 내용은 착한 사람은 먹으면 안돼. 나쁜사람은 먹어도 돼.였다. 즉,베놈 입장에서 약속을 어긴 건 에디다. 나쁜 사람을 먹어도 된다고 하면서, 이젠 나쁜사람조차 마음대로 먹지 못하게 한다. 이 얼마나 부조리한가!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그 능력을 기껏해야 닭장 터는데나 사용하고 있는 베놈은 속이 터질만하다.
에디의 입장을 살펴보자. 에디는 베놈과 엮인뒤 이상하리만치 우수한 생존력을 가지게 됐다. 각종 사건사고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티끌하나 다치지 않는 모습은 여간 수상한 게 아니다. 형사 ‘패트릭 멀리건’은 그런 에디를 항상 감시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에디도 반려 기생충을 배불리 먹일 생각을 못한다. 괜히 꿀꺽 했다가 경찰에 잡혀버리면 베놈은 자유는 커녕 제게서 뜯겨져나가 모진 고문을 받고 최악으론 그대로 소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에디는 베놈을 위해서 지금은 조심해야 할 때라고 어르고 달랜다.
그러나 고운 말로 달래기엔 베놈은 고집이 있는 외계인이었고 에디의 인내심도 평균밖에 되지 않는다. 서로를 아끼지만 둘 다 부드럽게 타이르는 성정은 되지 못하기도 하고, 그러는동안에도 상대를 향한 불만은 차곡차곡 쌓여 산처럼 커진거다. 결국에 그렇게 쌓인 불만과 억울함, 분노, 답답함은 한번에 뻥! 하고 터져버린다.
"내가 아니었으면 루저인 주제에"
"캐서티의 특종도 내 뛰어난 기억력으로 단서를 얻은거야. 결국 네가 한일은 없다고"
"너를 스타로 만들어준 게 누군데!"
"나는 너 때문에 평범한 삶을 잃었어"
"내가 아니면 살지도 못하는 주제에"
"너를 상대하는 것도 지긋지긋해"
"할 수 있다면 나를 떠나보던가!"
둘은 너무나도 가까운 사이이기에 서로를 후벼팔수 있는 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둘의 실랑이를 보고 있노라면 내가 히어로 액션 영화를 보러온건지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을 보러온건지 고민하게 된다.
지지고 볶는 사랑싸움 하느라 캐서티는 뒷전이다. 캐서티가 심비오트 카니지와 결합하게 되면서 그제야 히어로 vs 빌런의 대립구도가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공동의 적을 위해 베놈이 못내 에디의 사과를 받아주는 식의 연출이 이어진다. 빌런이 등장하지 않았더라면 이 싸움은 지지부진 계속됐을게 분명하다. 일찍 결혼한 친구의 사랑싸움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 같은 느낌을 내내 지울 수 없다.
심비오트와 결합한 숙주로서 피할 수 없는 갈등은 꽤나 코믹하고, 가볍게, 유머러스하게 그려집니다. 베놈과에디의 티키타카로. 이부분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그놈에게도 사정은 있었다? 연쇄살인마 캐서티
나는 너와 우정을 나누고 싶었어, 에디.

캐서티의 과거는 아주 불행하게 그려진다. 가정폭력을 당한 어린이었고, 고아원에 버려졌을 때에도 또래 집단에게 따돌림을 당했다는 게 묘사되고 있다. 어린시절, 그를 지켜준 건 가족이 아닌 '슈리크'라는 소녀였다. 슈리크는 자신이 가진 초능력(목소리로 엄청난 음파를 내뱉는 능력) 을 활용해 캐서티를 구해주었고 둘은 이를 계기로 사랑에 빠지고 서로를 의지하며 지냈다고 한다.
그 과정이 서로에게는 로맨틱했겠지만, 슈리크도 캐서티와 마찬가지로 폭력적인 성향이 있었음을 이후의 행보로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슈리크의 능력은 날이갈 수록 타인에게 위협이 되었고, 슈리크는 결국 구속되어 특수능력자를 수감하는 곳에 갇히게 된다.

둘의 사랑은 진짜였는지(...) 캐서티와 슈리크는 서로를 애칭으로 부르고, 서로에게 만큼은 이상하리만치 헌신적인 모습을 보인다.
카니지가 슈리크를 제거하려 할 때는, 캐서티가 그를 격렬하게 반대하며 거부반응이 일어나 숙주와 심비오트가 제대로 결합하지 못하기도 했다. 그사세 클리셰....
음파에 예민한 심비오트에게 소리 계열인 슈리크의 능력은 그야말로 눈엣가시일테다. 슈리크가 능력을 쓸 대면 카니지는 물론 베놈도 힘을 쓰지 못하고 쏙 쏙 숙주의 몸으로 숨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카니지가 제거하려고 했던 마음은 알겠지만, 난폭한 성질만큼 마음이 급하기도 했나보다.
나름 인상적이었던 점은 캐서티의 최후였다. 카니지가 베놈에게 먹히고 난 후 캐서티는 동정을 구하듯 자신은 너와의 우정을 원했다고 호소한다. 죽음을 앞두고 웬 쌉소리냐?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캐서티 입장에서는 진심이었던것처럼 보인다.
캐서티는 보통의 우정을 가져본적이 없는 인물이다. 또래 친구들에게는 왕따를 당했고, 그 이후로는 연쇄살인마로서 살아갔기 때문에 누군가와 우정을 나누는 일은 없었다. 캐서티는 에디와 인터뷰를 할 때 알 수 없는 말을 한다."너는 나와 같아."라던가,"너는 내 가족이나 다름 없어. 우리는 비슷해." 대충 이런 말들.
캐서티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불운한 어린시절'을 가진 에디를 제 나름대로 동정하고, 어쩌면 자신과 동일시했을지도 모른다. 에디가 자신의 내면에 있는 '어린 소년'을 이해해주길 바랐지만 결국 이해를 받지 못한 케서티. 그렇기 때문에 에디에게 더 집착을 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이 사정을 에디와 베놈이 이해하고 넘어갔다면, 나는 이 리뷰를 길게 써낼 이유도 없었을거다. 사실 연쇄살인마의 사정따위는 사실 알바 아님.
학대를 당한 어린이가 모두 연쇄살인마가 되는 것도 아니며, 그런 '편견'에 피해를 받는 이 또한 존재한다.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캐서티가 선택한 건 연쇄살인마의 일생이다. 갱생과 동정의 여지가 없죠. 베놈은 아주 명쾌하게 캐서티의 주장을 짓밟아버리고 대가리도 때려버린다. 그리고 말한다."개소리 집어치워!"

크
통쾌
밋밋한 캐릭터, 잘 활용하지 못한 복선.

영화에 대한 아쉬움이라면 베놈과 에디를 제외한 캐릭터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이다. 솔직히, 얘 왜있는거임? 정도의 수준이다.
'프랜시스 베리슨' (슈리크) 이라는 캐릭터는 배경 설명만 가지고 보면 굉장히 흥미로운 인물이다. 초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를 이용해 캐서티를 구해준 '구원자'이자 캐서티가 유일하게 믿고 사랑한 사람이기도 하다. 캐서티는 그를 '나의 천사'라고 부르고, 감옥에서 탈출하자마자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도 모를, 오래전 헤어진 연인을 찾으려고 한다. 비틀린 사랑이지만 그들은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있는 게 보일 정도다.
그러나 슈리크의 능력은 심비오트가 목숨을 잃을만큼 치명적이라, 그는 카니지에게 능력을 쓰지 않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받는다. 흥미로운 배경설정, 막강한 파워가 있는게 밝혀졌음에도 변변한 활약씬 없이 캐서티의 옆에 덜렁 앉아있는 게 전부다. 상영시간 내내...
어떻게든 활약을 하겠지, 싶었지만 그러는동안 상영시간은 전부 지나간다. 그러다가 뜬금없이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그것도 아주 허무하고 순식간에!! 좋은 설정은 다 떠먹여주더니 갑자기 납작하게 눌러버리곤 슈리크의 캐릭터성을 '캐서티 여친' '이제 죽음.' 정도로 일축해버린다. 그럼 심비오트에게 그의 능력이 치명적이라는 설정은 대체 왜? 주었는가?

하.. 정말 지긋지긋해...
비운은 형사 '패트릭 멀리건 (슈리크의 공격으로 청각손실을 입어 보청기를 사용하게 된 형사) '에게까지 전파된다. 에디의 수상한 점을 쫓다가, 슈리크의 눈을 잃게 한 대가로 원한을 사 슈리크와 캐서티의 결혼식에 제물로 초대를 받는 인물이다.
눈을 잃은 원하는 눈으로 갚아야지. 라는 대사를 하며 슈리크는 패트릭을 공격해 한쪽 눈을 멀게 만든다.
심비오트들의 격렬한 싸움과 슈리크의 엄청난 광범위 음파공격으로 인해 건물이 다 무너지고 모두 대피할 때, 슈리크에게 두들겨맞은 패트릭은 건물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데 오잉? 엔딩크레딧이 올라오기 전, 카메라는 돌연 패트릭 형사를 비춘다. 패트릭은 한쪽 눈이 박살났는데, 화면에 비춰진 패트릭은 '괴물녀석들...'이라고 중얼거리며 양쪽 눈을 퍼렇게 빛낸다. 그러고 돌연 엔딩크레딧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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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쩌라는거지? 뭐가 어떻게 됐다는거지?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쿠키영상이 나올 때까지 이런 상태였다. 아무리봐도 형사는 그냥 거대한 싸움에 말려든 일반인1포지션이었는데 갑자기 힝 속았지? 라며 서프라이즈를 시전한다(ㅋㅋㅋㅋㅋ)
형사의 이름이 원작 코믹스 톡신의 1대 숙주인 '패트릭 멀리건'인걸로 보아 후속작을 암시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있다. 그렇지만 이 역시도 임펙트가 없고, 오히려 뜬금없게 느껴졌기에 원작을 아는 팬들에게만 복선이 되지 않았나 싶다. 모르는 상태에서 보면 그냥... '너 눈을 왜 저렇게 떠?' 정도의 감상이었다.
포털 검색을 통해 이 복선을 알게 되었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베놈2는 베놈3, 혹은 쿠키영상 이후를 향한 발판 정도로밖에 쓰이지 않았던 게 아닌가 추측이 된다.
베놈의 캐릭터 디자인을 좋아하고, 베놈과 에디의 티키타카를 좋아해서 재미없게 보지는 않았지만, 쿠키영상을 위한 97분이었다는 평이 많은 만큼 베놈1을 재미있게 보지 않은 분이라거나, 액션! 히어로! 쾅쾅! 붐붐! 이런것만을 원하는 분에게는 추천드리지 않는다. 이 영화는 베놈에디 로맨스 헌정 영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내내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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