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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배의 소소한일상
[책 리뷰/서평] 그건 혐오예요. -홍재희 본문
이번에 드디어 알뜰폰으로 갈아탔다. 여러 요금제를 두고 비교를 해보다가 밀리의 서재 이용권을 주는 요금제가 있어서 옳다구나 신청하게 됐다. 싼 휴대폰 요금제로 책까지 읽을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 일인지!
밀리의 서재는 작년까지 이용했는데 아무래도 구독비 때문에 구독 해지를 하게 됐었다. 한 푼이라도 줄여보자 했던 소소한 발악이었다.
여하튼 휴대폰 요금제로 전자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게 되면서 가장 먼저 읽을 책이 무엇이 있을까 살폈다. 서재에 담아둔 책의 대부분은 미서비스로 바뀌어있었기에 뒤적거리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문장이 편안하고 흡입력 있는 이야기라 어렵지 않게 쭉쭉 읽어나가게 됐다.
공감하며, 배우며 밑줄을 치다보니 하이라이트를 77개나 해버리고 말았다. 주변에 꼭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
- 저자
- 홍재희
- 출판
- 행성B
- 출판일
- 2017.05.01
혐오가 판치는 세상
나는 옳고 나머지는 틀렸다는 생각, 나는 정상이고 너는 비정상이라는 단정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하나의 프레임을 강요하는 사회, 고정된 프레임으로만 사고하는 사회는 건강하지 않다. 이런 사회에서 혐오는 독버섯처럼 증식한다.
우리는 혐오가 만연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심지어 그 혐오가 정당하다고 목소리 높여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두려운 것은, 나도 배움을 지속하지 않으면 언젠가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거다. 내가 짐작하지 못할 만큼 그 변화는 빨라질 수도 있다.
편협하지 말 것. 언제나 배울 것. 유연한 사고를 가질 것. 나열하면 자칫 쉬워보이는데도 이만치 어려운 목표도 없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신과 다른 것을 어색해한다. 동질감은 사람을 유대감으로 엮고 촘촘한 울타리를 만든다. 그리고 울타리 밖의 미지의 존재들은 그대로 적이 된다. 생존에 도움이 되는 아주 원시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 배척이 도를 넘어섬에서 생긴다. 타인을 괴롭히면서 자신이 옳은 일을 했다며 쾌감을 느끼는 부류가 많아지고 있다. 사람 대 사람으로 서로를 대하지 않고 상대를 짐승이나 물건, 객체로서 바라보며 폄하하는 시선은 어떤 방법을 써야 이 세상에서 사라질 수 있을까. 사람들은 악의를 가지고, 때로는 악의조차 없이 남에게 돌을 던진다.
나는 나의 가까운 사람이 청각 장애인이었다. 때문에 장애인에 대해서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구석이 있었다. 아주 예전, 유명한 모 웹툰에서 '청각 장애인은 어눌하게 말하니 생각도 어눌하게 할 것이다'를 전제로 청각 장애인의 어눌한 발음을 희화화한 적이 있었다. 나는 그 시점에 매우 마음이 불편했다. 실제로 농아인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남보다 우습게 여겨진다.
내 외조모와 외조부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고, 두분 다 거의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 두 분은 수어를 할 줄 알았지만 내가 수어를 하지 못했으므로, 우리는 독순술로 의사소통을 하곤 했다. 아주 간단한 소통밖에 할 줄 몰랐지만 우리가 가족이 나눌 수 있는 모든 사랑을 나눴음은 분명하다.
실제로 내 외조모는 종종 사기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소소하게 시장에서 거스름돈을 안준다던가, 돈을 더 많이 받고 물건을 판다던가. 청각장애가 있다고 제대로 사리판단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데도 많은 사람들이 아주 쉽게, 청각 장애인을 업신여긴다. 별다른 생각도 판단도 없이, 그들에게 돌을 던지고 그들이 돌에 맞는 것에도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다. 잔인한 세상이다. 이 책에서 말한 대로, 지금 대한민국은 극렬한 혐오 발언을 내뱉는 것을 개인의 의사표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올바른 말을 하는 사람의 입을선비충이나 진지충이라며 틀어막는다. '오글거린다'라는 문장으로 배려와 감성이 흩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하는 이유
제가 할 수 있는 건 상황을 계속 불편하게 만드는 거예요. 왜냐고요? 세상에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어디에나 아주 많이 존재하거든요. 그 사람들이 상처받고 있다는 걸 누군가는 이야기해야 해요.
(...)
너무 힘들고 많이 불편해지더라도 그러니까 누구보다도 내가 이야기를 계속해야 한다고요. 왜냐하면 그러면 언젠가는 그 사람들의 인식이 바뀔 거라고 믿으니까요.
책에서 인용하고 싶은 말은 너무나 많다. 그래서 하이라이트가 77개나 되는 거니까. 중간쯔음부터 고심하며 필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에만 하이라이트를 만들었지만, 마음 같으면 모든 페이지를 형광펜으로 죽죽 긋고 싶었다.
처음에는 그런 혐오 발언이 너무 저열하고 한마디로 후지기(!) 때문에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했다.상대하지 않으면 다들 제풀에 조용해질 거라고, 혐오 발언을 하는 사람들이 사회적인 지탄을 받으리라 믿었다. 순진하고 안일한 생각이었다.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하는 이유는 위 문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격렬하게 남을 배척하고 확성기를 달아 자신의 혐오적 견해를 피력하는 사람들을 예를 들어보자. 지하철역 앞에서 동성애 반대,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을 외치는 종교인, 여자는 어차피 출가외인에 취집 하면 되니 승진 안 해도 괜찮지 않냐고 말하는 직장인, 장애인들이 왜 집 밖에 나와서 불편하게 하냐, 장애인은 집에 있어야지.라고 말하는 수많은 사람들. 가만히 있으면 그들의 의견은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퍼져나가 일반적인 시선이 된다. 조용히, 없는 것처럼, 살아있지 않은 것처럼 지내. 그래야 네가 존중받을 수 있어.라고 압박하는 사회는 전혀 건강하지 못하다. 음습하고 숨이 턱 막힐 만큼 답답하다. 진보는 어렵지만 퇴보는 쉽다.
우리는 말해야 하고, 목소리를 내서 외쳐야한다. 그렇게 더 많은 우리가 모여 목소리를 합치면 혐오 발언은 점점 밀려난다. 우리가 그것을 무시하고 지나치면 혐오 세력만 불어난다.
지금 여기 서서 할 수 있는 걸 하자. 외치고, 소리 지르고, 발악하고, 싸우다 보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다고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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