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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배의 소소한일상
[캐릭터 분석] <발더스 게이트 3>아스타리온 캐릭터 분석: 아스타리온 안쿠닌에 대해 알아보자 -2 (3막, 승천) 본문
[캐릭터 분석] <발더스 게이트 3>아스타리온 캐릭터 분석: 아스타리온 안쿠닌에 대해 알아보자 -2 (3막, 승천)
뜨끈한 꿀배 2026. 2. 24. 10:00


지난번 아스타리온 분석글에서는 1막과 2막, 그리고 어두운 충동 이벤트에 대해 다뤄봤다. 아스타리온의 분석글은 총 상, 하 두 편으로 마무리하려 했는데, 글을 쓰다 보니 더 길어져서 아마 4편까지 이어질 것 같다.
이번은 아스타리온의 3막 초반과, 승천에 대해이야기 해볼까 한다. 비승천 아스타리온에 대해서가 3편, 에필로그와 종합 캐해석은 4편으로 미뤄두기로 결정했다.
‼️시작하기에 앞서, 아래의 내용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캐릭터 해석일 뿐, 정답이 아니라 감상이며, 하나부터 열까지 스포일러라는 걸 명확히 밝힌다.‼️
3막 : 해방과 대물림 사이

2막 연인 이벤트를 지나면 플레이어와 아스타리온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사이가 된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연인이라고 하기에는 어폐가 있다. 둘은 "사랑해"라는 직접적인 고백을 주고받는 사이가 아니다. 서로를 아끼고, 키스를 하는 사이이기는 하지만 지난 포스팅에 밝힌 바와같이 아스타리온은 우리가 어떤 사이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회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이지만, 이 태도는 단순한 감정 회피가 아니다. 이는 트라우마를 겪은 개인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회피형 애착의 전형적인 양상이다.
아스타리온에게 친밀감은 기쁨의 언어가 아니라 생존 전략이었다. 그는 유혹을 무기로 삼아야했고, 사랑은 연기의 일부였으며 관계는 지배 구조의 확장이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어떤 사이냐" 라는 질문은 단순한 정의의 문제가 아니라, 과거의 구조를 다시 호출하는 행위에 가깝다. 그는 사랑을 원하지만, 그 사랑을 정의하는 순간 다시 도구로 전락할 것 같은 공포를 동시에 느끼고 있다.
이 모순은 성숙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 오래 왜곡된 방식으로 관계를 배웠기 때문에 나타나는 잔상이라고 할 수 있다. 매우 납작하게 표현하자면 이 시점의 아스타리온은 자낮 멘헤라라 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밈적인 표현으로, 그의 불안은 단순한 애정결핍이 아니라 친밀감이 곧 착취였던 200년의 학습 결과이기 때문이다.)
다자연애에 대한 관점
이 시점의 아스타리온을 조금 더 살펴보자. 지난 포스팅에서 볼 수 있듯, 플레이어와 아스타리온은 이 감정에 대해 확실한 이름을 붙이지 못했고, 플레이어는 그런 아스타리온의 속도를 존중하기로 한 상태다.
이때 할신의 고백 이벤트가 등장한다. 그림자 저주를 해결하고, 호감도가 충분하다면 할신은 비교적 솔직하고 건강한 태도로 자신의 감정을 밝힌다. 그는 다자연애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지니고 있으며, 플레이어에게 "네가 원하고, 그가 동의한다면 함께할 수 있다." 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할신의 태도다. 그의 고백은 독점이 아니라 합의와 존중을 전제로 한다. 즉, 비독점적 관계에 대한 이해와 자기 확신이 깔려있다. 플레이어는 이 제안을 거절할 수도 있고, 연인(아스타리온)에게 물어보겠다고 할 수도 있다.

아스타리온에게 이 이야기를 꺼내면 그는 오히려 웃음을 터뜨린다. 이미 네가 그에게 호감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고 말이다. 뒤이어 덧붙이는 말은 참 의미심장하다. "그거 때문은 아니지? 그...우리...안 한 지...좀 됐잖아....?" 이 질문은 단순한 질투라기 보다는 불안에 가깝다. 아스타리온은 할신과의 관계를 도덕적으로 문제 삼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충분하지 못해서 대체되는 건 아닌지를 묻는다.
여기서 플레이어는 아스타리온을 몰아붙이는 선택지를 고를 수 있다. "잠깐이라도 그 생각 안 하면 어디 덧나냐?" 라는 흥미롭고도 잔혹한 선택지가 있다. 그러나 그 말은 직설 이상의, 그의 가장 깊은 상처를 정면으로 찌르는 행위다. 우리는 그가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는 걸 아는데, 어떻게 그런 잔인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적어도 나는 하지 못했다.🥲
어쨌든 그의 질문을 넘기고 나면, 아스타리온은 이 다자연애를 수용하는 태도를 보인다. 쿨하거나 자칫 밋밋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나는 이 말이, 그의 태도가 어딘가 어긋나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태도는 할신처럼 비독점적 관계를 긍정적으로 이해한 결과라기보다는, 플레이어를 잃지 않기 위한 후퇴처럼 느껴진다.
나는 이지점에서 아스타리온이 다자연애를 건강하게 수용했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비독점적 관계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보인다. "내가 붙잡고 늘어질 사람도 아니고." 라는 대사는 관대함보단 자기 포기의 뉘앙스가 강하게 느껴진다. 이 부분의 해석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이 시점의 아스타리온은 관계를 확장하기에 충분히 안정된 인물이라기보다는 버려지지 않기 위해 애쓰는 사람처럼 보인다.
+ 샤리스의 포옹에서 드로우 쌍둥이와의 동침

위 이미지는 샤리스의 포옹에서 쌍둥이 드로우와 동침을 할지 말지 선택할 때 뜨는 스크립트다. 승천-비승천 분기를 선택하지 않은 아스타리온 + 할신까지 더해 다자연애를 하는 중의 상황으로, 이 제안에 대한 두 캐릭터의 반응은 명확하게 갈린다.
할신은 호기심과 즐거움을 기대하는 태도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의 경우 비독점적 관계에 대한 이해와 수용이 확립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러한 제안을 위협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반면 아스타리온은 "미안한데, 벌써 그걸 다시 하는 건 내키지 않아서." 라며 한발 물러선다. 그는 플레이어를 제지하지는 않지만 자신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선을 분명히 긋는다.
만약 플레이어가 이 시점에서 게일과 연인 관계라면, 게일은 이 제안 자체를 불쾌하게 여기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이는 상호독점 관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응이며, 감정적 독점성을 기반으로 한 애착 구조와도 일치한다.
그러나 아스타리온의 반응은 그 중간 어딘가에 붕 떠있다. 그는 질투로 반응하지도 않고, 적극적으로 수용하지도 않는다. 대신 선택권을 플레이어에게 남겨둔 채 자신만 빠져나온다.
이 태도는 관용이나 개방성으로 읽히기보다는 과거처럼 상황에 끌려가지 않으려는 시도처럼 보인다. 여기서도 플레이어가 아스타리온을 자극하는 선택지를 고를 수도 있지만, 이런 대화 옵션이 꾸준히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그의 취약성이 너무나 빈번하게 시험대 위에 올려지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
자르 궁전 : 카사도어와의 대면
발더스게이트에서 자르 궁전으로 진입 시, 아스타리온의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아스타리온의 과거가 공간 전체에 흩어져 있으며 환경 스토리텔링이 아주 잘 된 공간이다. 이곳을 둘러보며 카사도어의 의식이 무슨 의식인지에 대해 알 수 있다.
성의 더 깊은 곳, 지하 공간으로 들어가면 기가 막힌 상황이 펼쳐진다. 아스타리온이 스폰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유혹해 카사도어에게 데려갔던 세바스티안을 포함해 많은 이들이 죽지도 못한 채 스폰이 되어 감금되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 희생자의 수는 자그마치 7000명이다.
여기서 아스타리온이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타인을 포식 구조조에 끌어들였던 가해자 역할도 수행했음이 보다 더 명확해진다. 세바스티안은 아스타리온을 원망하고, 아스타리온은 여기서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모습이 참 인상적이어서 맞은편 창살에 있는 거르족 아이들과 대화할 땐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 같은 감흥이 들 정도다.)
카사도어의 침실에서 뱀파이어 계보와 벨리오스의 해골에서 이 잔혹한 굴레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어떤 식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카사도어 역시 누군가의 스폰이었으며, 그 또한 자신의 주인을 찬탈하고 그 자리에 올랐음이 명백해진다.
카사도어의 침실에서 얻은 힌트는 아스타리온이 마주한 선택이 단순한 생존 문제가 아님을 시사한다. 그는 지금 자신을 파괴했던 그 구조 자체를 무너뜨릴 것인지, 아니면 그 구조의 정점에 올라 새로운 폭군이 될 것인지의 갈림길에 서있다. 7000명의 영혼이라는 천문학적인 대가는 그를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그것은 복수이자 해방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다음 계승자가 되는 입장권이기도 하다.
확실히, 아스타리온은 그 유혹에 강하게 끌린다 플레이어가 제동을 걸어도 그는 몇 번이고 설득을 시도하며, 승천자가 되고자 하는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태양 아래를 걸을 자유, 누구에게도 지배당하지 않을 자유, 그리고 권력에 정점에 서겠다는 상상은 단순한 야망이 아니다. 그것은 다시는 약자가 되지 않겠다는 공포라고 할 수 있다.
카사도어전이 끝나면 본격적인 승천-비승천 분기로 진입하게 된다.
아스타리온은 카사도어전이 시작될 때 바로 포로가 되고, 3턴 안에 구해주지 못하면 카사도어가 승천하며 아스타리온이 희생되므로 그의 구출을 최우선으로 행해야 한다. (꼼수로 아스타리온을 뒤에 두고 앞에서 3명이서 카사도어를 죽여도 된다. 카사도어가 등을 돌리고 있는 상태이므로 몰래 다가가 폭탄으로 날려버리는 방법도 있다.)
▼ 이벤트 대사 전문
아스타리온 : 아니, 아니지. 어디서 잠으로 회복하려고 해? 일어나!
카사도어 자르 : 손 치워라, 벌레야
아스타리온 : 지금 땅바닥을 구르는 게 어느 쪽이지?
이대로 한 번만 찔러 넣으면 네놈에게서 자유로워질 수 있어.
다신 널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겠지.
하지만 네가 시작한 의식을 대신 끝낸다면? 앞으로 그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거야.
카사도어 자르: 날 천치로 아느냐? 남이 전언을 읊고 내 초월자의 자리를 찬탈하게 내버려 둘 성 싶으냐?
내가 네 몸에 새긴 룬은 너와 칠천 명의 영혼 전체를 의식에 결속한다.
의식을 완료하면 널 포함해 흉터를 가진 자들 전부가 제물로 바쳐지지.
너는 그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처음부터 넌 소모품으로 만들어졌어.
아스타리온: 나는 네가 만든 물건 그 이상의 존재다.
난 해낼 수 있어. 하지만 네 도움이 필요해.
얘기 못들었어? 의식을 끝마쳤다간 흡수당하고 말거야.
아스타리온: 날 믿어. 다 생각이 있으니까.
널 도와 의식을 완료하면 저 사람들 모두 죽겠지.
이미 한참 전에 죽은 사람들이야. 피를 갈구하는 야성적인 스폰들만 남은거지.
저들을 풀어주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을 것 같아? 수만 명? 수십만 명?
대신 저들이 죽고 내가 승천하면 기생체 없이도 태양 아래를 활보할 수 있게 돼.
진정한 의미의 완전한 자유를 얻는 거야. 네가 원하던 거 아니었나?
1. 좋아. 뭘 하면 되는데? (승천 루트)
2. [설득] 나는 네가 당당한 삶을 살아가길 바라. 하지만 이런 건 자랑이 될 수 없어. (비승천 루트)
3. [통찰] 연인의 눈을 바라보며 동기의 근원을 파악한다.
4. 난 못 해. 미안해.
이후 선택지에 따라 승천과 비승천 루트로 갈라지게 된다.
승천 아스타리온 : 굴레의 반복, 언젠가 져버릴 나의 악을 위하여
화려하게 피어난 악의 절정, 필연적으로 찾아올 파멸

승천 루트의 아스타리온은 카사도어의 승천의식을 자신이 이어받기로 선택한다. 단 한 명의 제물이 부족한 상황. 아스타리온은 망설임 없이 카사도어를 제물로 삼는다. 아스타리온과 플레이어는 올챙이로 시야를 동기화하고, 아스타리온은 플레이어의 눈을 통해 자신의 등의 흉터를 그대로 카사도어의 등에 새긴다.
이 행위는 표면적으로는 복수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카사도어가 설계한 지배의 논리를 아스타리온이 완벽히 내면화했음을 보여준다.

의식의 순간, 궁전의 지하는 불길한 붉은빛으로 가득 찬다.

내가 알기로 이 장면에서 아스타리온을 말리지 않는 건 민타라가 유일하다. 카사도어 보스전을 6회정도 했는데 글을 쓰는 이 시점에서는 동료들의 반응이 가물가물하다. 확신할 수 있는 건 할신과 게일도 아스타리온의 승천을 말리고, 레이젤 또한 적극적으로 아스타리온에게 그건 잘못된 행동이라 직언한다는 점이다.
어쨌거나 의식을 계속해서 치르면 카사도어와 7,000명의 스폰이 비명을 지르며 붉은 안개로 산화하고, 그 영혼의 정수가 아스타리온의 몸속으로 스며든다. 그들의 죽음을 딛고 일어선 아스타리온은 더 이상 태양을 두려워하지 않는 신적인 존재, '뱀파이어 승천자'로 도약한다.


이 화려한 의식은 승리의 선언이라기보다 아스타리온이라는 한 개인의 인격적 사망 선고에 가깝다. 그가 얻은 태양 아래 설 수 있는 권능과 초월적인 힘은, 역설적으로 그가 그토록 혐오하던 카사도어의 굴레를 스스로 뒤집어쓰는 결과로 이어진다.
승천 이후의 아스타리온은 이전과 다른 양상을 띤다. 그는 자신감과 전능감에 젖은 듯 격양된 말투로 세상을 논하며, 마치 이 세계가 마땅히 자신의 발아래 놓여야 한다는 듯 열렬히 선언한다. 이는 단순한 기쁨의 표현이 아닌 새로 획득한 힘에 대한 도취이며 오랜 열등감의 과잉 보상이다.
그는 플레이어에게 "네 내면도 느껴져…심장이 맥동하는 소리 …숨죽여 이야기를 듣고 있었군. 내 명령을 기다리면서." 라고 말한다. 이 대사는 결정적이다. 여기서 아스타리온은 우리의 관계가 더이상 동등함을 전제하지 않다고 선언한다. '명령'이라니? 명령이라니!
이 장면은 피해자-가해자 동일시의 전형적인 양상이다. 오랫동안 지배당한 아스타리온이 그 지배자의 언어와 태도를 내면화 한 것이다. 카사도어가 그러했듯이 찬탈의 형태로. 그가 말하는 '자유'는 더이상 상호적인 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타인을 공포 속에 두고 군림하는 자유다. 자신이 두려움에 떨던 자리에 이제는 타인을 세워두겠다는 선언이다. 이는 자존감의 회복이라기 보다는 지배를 통해 불안을 통제하려는 과잉보상적 자아 팽창이다.
물론 자신감이 생긴 것은 긍정적 변화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자신감은 동의를 기반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힘의 비대칭 위에 세워진다. 그는 더 이상 피해자가 아니지만, 동시에 더 이상 동등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존재도 아니다. 이 지점에서 승천은 해방이라기보다는 대물림이라고 볼 수 있다. 아스타리온은 굴레를 벗어던진 것이 아니라, 그 굴레를 뒤집어쓴 채 방향만 바꿨다. 그는 더 이상 사슬에 묶이지 않았지만, 그 사슬을 쥐고 있는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사적인 관점에서 그는 이제 전작의 사레복이나 비코니아처럼 훗날 또 다른 주인공에게 토벌당할 '빌런 A'의 경로로 진입했다. 결국 아스타리온의 승천 의식은 가장 화려한 순간 가장 비참한 몰락을 예고한다. 그가 얻은 힘은 영원한 축복이 이나리 훗날 역사의 흐름 속에서 누군가에게 반드시 꺾일 독화에 불과하다는 걸 시사한다.

승천 후 야영지의 동료들에게 가면 다들 아스타리온의 승천에 대해 한 마디씩 한다. 민타라는 버그인지, 아니면 관심이 없는건지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다. 동료들의 반응은 역시 그다지 좋지 않다. 특히 선성향의 윌은 치를 떨고, 카를라크는 플레이어의 얼굴을 보자마자 "이거 괜찮은거 맞아?" 라며 확인까지 한다. 이후 카를라크는 아스타리온을 죽여야만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주저할 생각이 없다고까지 언급한다.
승천 이후 3막에서의 아스타리온
▼ 이벤트 대사 전문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게 놔두다니. 네가 용인할 줄은 몰랐어.
기분 좋은 반전이군
네게 가장 좋은 결말을 바랐을 뿐이야.
착하기도 하지. 나도 네게 가장 좋은 결말을 바라고 있어.
그리고 나도 마땅히 보답을 해야겠지.
그럼 뭘 원하는지 말해봐. 내 가장 귀여운 강아지를 위해
내가 뭘 해주면 될까?
이번 일로 뭔가 배운 게 있다고 말해줘
진심이야? 내가 여기서 뭘 배웠어야 했는데?
네가 카사도어가 되진 말았어야지.
나를 그놈이랑 비교하지마! 다시는!
날 판단하려 들지 마. 넌 아무것도 몰라.
네 손도 내 손처럼 피로 붉게 물들었어.
그런데 왜 이제와서 순진한 척을 하는거지?
난 네가 안전하게 느끼길 바랐어 (아스타리온 호감도 하락)
내가 널 잘못 본 건가. 우리가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넌... 아무래도 자격이 없나 보군.
그럼. 어떻게 할 거야? 정말 이렇게 끝인가?
난 방법을 찾아서 너랑 함께하고 싶어.
물론 우린 함께할 수 있어. 내가 원하고 사랑하는 건 너니까.
네가 원한다면, 넌 훨씬 높은 존재가 될 수 있어.
딱 한 번만 물리면, 넌 영원히 내 것이 될거야.
내 어둠의 배우자이자 오른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스폰이 되는거지.
카사도어 밑에서 그렇게 오랜기간 고통받아 놓고, 날 스폰으로 만들겠다고?
아, 그건 전혀 다른 일이지. 난 널 절대 해치지 않아. 난 널 사랑해.
그 말을 듣고 싶었던 거 아니야? 그게 네가 원하는 거잖아?
우린 영원히 함께할 수 있어. 함께 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고.
우린 모든 걸 가질 수 있어.
그래, 넌 모든 걸 손에 넣을 것 같네.
난 이미 모든 걸 가졌어. 너만 빼고.
나와 함께 할 준비가 됐나? 이 영생의 선물을 받을 준비가.
1.매력적인 제안이긴 하네... (아스타리온의 스폰이 되는 선택)
2. 아니, 이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야. (스폰x 헤어지는 선택)
이 건방진 표정을 보라! "What can I do for my dearest pet?" 이라는 대사를 듣고 기절할뻔했다. PET???? 나는 이 아스타리온의 페르소나를 '승천-하이'라고 부르는데, 자신의 존재감에 도취되어 자신감 과잉의 상태이고, 세계를 대등한 관계의 장이 아니라 자신이 군림해야 할 무대처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능감에 취해있는 이 '승천-하이'버프상태의 아스타리온은 이전과는 달리 아주 쉽게 "사랑해" 라는 말을 입에 담는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 말이 플레이어가 너무나도 기다려 마지않던 말인 것처럼, 자신이 그 말을 허락한다는 듯, 권력의 연장선으로 대한다는 것이다. 정말, 그게 연인에게 할만한 말본새인가? 아주 건방지기 짝이 없다. 단어선택부터 문장 꼬라지 하나하나 단전에서 분노가 치민다.

어쨌거나, 분석을 계속 해보자면… 플레이어가 "네가 카사도어가 되진 말았어야지" 라는 말하는 순간 아스타리온은 격렬하게 반응한다. 그는 비교 자체를 모욕으로 받아들이며, 날 선 언어로 되받아친다. 걱정의 의도였지만 승천 직후 아스타리온에게 이러한 말은 보호의 언어가 아니라 또 하나의 통제로 들렸을 가능성이 크다.
카사도어의 지배 아래에서 그는 줄곧 이게 널 위한 것이다 라는 식의 논리를 강요받아 왔을 것이다. 그런 기억을 가진 인물에게 “넌 그렇게 되지 말았어야 해”라는 말은 조언이 아니라 자율성의 부정처럼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지금의 그는 막대한 힘을 손에 넣고, 자신이 최강자라는 자긍심을 겨우 쌓아 올리고 있는 단계다. 그 시점에서의 비판은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주도권을 빼앗으려는 시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내가 이 장면을 특히 붐따로 받아들였던 이유는, 내 플레이어 캐릭터가 ‘어두운 충동’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이 일이 일어나기 바로 전날 바알의 유혹을 거부했고, 그 대가로 죽음을 맞이했다. 살인 충동에 시달리던 그는 부활 이후에야 비로소 신의 영향에서 벗어난 존재가 된다. 즉, 폭력적 운명을 거부하고 스스로를 지켜낸 인물이다.
그런 캐릭터에게 아스타리온이 "내 스폰이 되라"고 권하는 순간, 이 장면은 단순한 권력 제안이 아니라 운명의 역전처럼 느껴진다. 충동을 거부하고 자유를 선택한 존재에게, 다시금 누군가의 권력 아래 들어오라는 제안이 내려진 것이다.

어쩌면 플레이어 캐릭터가 어두운 충동이 아니었다면, 이 선택을 조금은 가볍게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한 번쯤은 이런 루트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는다 해도 물러날 순 없었다. 나는 스토리가 준비되어 있는 게임은 모든 루트를 보고야 마는 성격이다. 끝까지 씹고 뜯고 맛보고 싹싹 긁어먹어야 직성이 풀린다. 게다가 플레이어의 연인이 된 ‘승천 아스타리온’이라는 결과가 너무나 궁금했다.
1회차에서 비승천 아스타리온을 보았기에, 이번에는 그와는 전혀 다른 선택지를 경험해 보고 싶었다. 말하자면 새로운 맛을 보려는 호기심이었다. 그러나 승천 아스타리온은 단순히 ‘다른 맛’이 아니라, 예상보다 훨씬 자극적인 선택이었다. 각오가 부족했던 내게 승천 아스타리온은 지나치게 매운맛이었다.
이 불편함과 분노는 이후 '스폰이 되겠다'는 선택을 하고, 그와 잠자리에 드는 장면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아스타리온은 플레이어에게 무릎을 꿇으라 강요하고, 플레이어가 이를 따르지 않으면 아스타리온과 헤어지는 극악의 선택에 빠져버린다. 선택지는 극단적이다. 복종하거나, 헤어지거나. 협상이나 타협의 여지는 없다. 이 장면에서 아스타리온은 스스로를 뱀파이어 초월자, 세상에서 가장 강한 악, 광공 도식에 구겨넣고 연인을 무조건적으로 복종시키려 한다.
어찌 보면 이는 그의 선택에 충실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는 이미 뱀파이어 초월자이며, 이 의식은 플레이어가 그의 스폰으로 귀속되는 절차다. 아무리 ‘연인’이나 ‘배우자’라는 말로 포장하더라도, 관계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이 순간부터 둘의 관계는 동등한 사랑이 아니라 소유의 문제로 전환된다.
따라서 승천 아스타리온과 연인 관계를 유지하려면, 플레이어는 중립적인 태도로 서 있을 수 없다. 그는 복종을 요구하고, 그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만이 관계 유지를 가능하게 한다. 이 선택 구조 자체가 많은 플레이어에게 강한 거부감을 유발하는 이유다.
다만 이 장면에는, 변화한 연인에게 느낀 배신감과 분노를 직접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선택지도 존재한다. (일명 로우 블로, 고자킥을 날릴 수 있다.☺️)
아스타리온의 태도에 불편함을 느꼈거나, 그의 변화를 끝까지 확인하고 싶은 플레이어라면 이 선택지를 한 번쯤 경험해 보길 권하고 싶다. 그것 역시 이 루트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뱀파이어 초월자라고 해도 결국 맞으면 아프고 어기적 어기적 걸어나가는 존재라는 걸 확인하면 어쩐지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 이벤트 대사 전문
정말 아름답군… 이제, 그 미모를 영원히 간직할 수 있어. 믿어줘서 고마워.
네가 타오르는 갈증에 이성의 끈을 완전히 놓기 직전까지 갔을 때, 내 피 한방울을 내려줬지.
그래도 네 삶은 내가 스폰으로 살던 때와는 좀 다를 거야.
이번에 헤아릴 수 없는 힘을 새로 받았거든.
메피스토펠레스의 축복을 나누어주는 것도 가능하겠지.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
더 강하고, 빠르고, 예리해졌다고 생각해. 하지만 네 근본은 그대로야.
이미 완벽한 작품에 더 손을 대기란 어려운 법이지.
그리고 나 같은 경우는, 음...
일대를 뒤덮는 안개로 변신한다든지, 거꾸로 천장에 붙어 걷는다든지, 늑대 군단을 불러 싸운다든지...
뭐 그런 능력을 기대하겠지.
언젠가는 전부 가능할 거야.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줘. 아직은 밤의 속삭임이 들리기만 할 뿐,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건 아니거든.
새로운 나 자신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
메피스토텔레스의 권속이 된건가?
메피스토텔레스는 새로운 괴물을 만들었을뿐, 자기 의지에 속박하진 않았어.
의식은 제대로 이루어졌고, 희생제는 끝났다.
저 앞에 모든 게 펼쳐져 있어. 백일몽으로 통하는 길이 보여.
선홍빛 궁전에서 낮과 밤을 다스릴 거야. 내 앞에 고개를 조아리는 스폰의 도시를 세우고,
내 아이들을 위해 세상을 안개로 덮을 거다.
마음만 같아선 너랑 같이 궁전으로 떠나 서로의 품에서 10년을 보내고 싶어.
근데 그전에 브레인 그 사소한 문제를 해결해야겠지.
어쩌면 말이 통할지도 모르겠군. 나아가 섬길지도 모르고.
우린 서로가 있으니 충분하지 않아?
내 사랑, 눈앞의 존재를 다시 보고 말해봐. 우린 만물의 주인이 될 수 있어.
발더스 게이트는 더없이 훌륭한 기회의 땅이야. 그냥 흘려보낼 순 없지.
그렇다고 해서 승천 아스타리온이 플레이어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는 분명히 사랑한다. 다만 그것은 사람대 사람으로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시들거나 짓밟힐 가능성을 견디지 못해 영원히 변하지 않도록 박제해 버리는 사랑에 가깝다. 보호라는 이름 아래 고정시키고, 안전이라는 이유로 소유하는 방식의 애정이다. 이 관계는 로맨틱함과 동시에 비극적이다.
승천 아스타리온에게 헤어지자고 해보자

이 이별 장면은 승천 아스타리온의 핵심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플레이어가 "너는 내가 반했던 사람이 아니야. 더이상은 아니지." 라고 말했을 때, 그는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대신 비웃으며 "알아, 지금의 난 그자식보다 뛰어나니까." 라고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의 반응이 슬픔이나 설득이 아니라, 우월성의 선언이라는 점이다. 그는 자신이 변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변화를 '타락'이 아닌 '진화'로 재정의한다. 과거의 순진무구함은 그에게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그것은 약함이었고, 자격 없는 상태였으며, 버려져야 할 단계로 처리된다.
특히 인상적인 지점은, 플레이어가 단순히 실망을 표현할 때와 달리 "카사도어" 라는 이름을 직접 언급하는 순간마다 아스타리온의 반응이 급격히 격화된다는 점이다. 다른 선택지에서는 비교적 냉소적이거나 시큰둥한 태도로 응수하지만, 카사도어를 거론하면 그는 즉각적으로 분노를 폭발시킨다. 그 이름은 단순한 과거의 가해자를 지칭하는 단어가 아니다. 그것은 그가 가장 부정하고 싶어 하는 가능성, 즉 자신이 결국 그 구조를 반복하고 있다는 의혹을 건드리는 방아쇠다.
아스타리온은 스스로를 뛰어난 존재라고 선언하지만, 카사도어라는 이름은 그 선언을 시험하는 기준점이 된다. 그래서 그는 그 이름을 참지 못한다. 이는 단순한 모욕감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이 무엇을 계승하고 있는지 직면하는 데 대한 본능적인 거부에 가깝다. 격렬한 분노는 오히려 그가 아직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맨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승천-비승천 아스타리온을 나눠 비교 분석을 해볼 생각이었지만 지지부진 글이 너무 길어지고 있다. 승천 루트 만으로도 이렇게 많은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이 캐릭터를 둘러싼 선택과 감정의 층위가 그만큼 복잡하다는 뜻일 것이다.
나는 승천 아스타리온을 선호하는 편이 아니다. 그 선택이 남기는 여운, 승천 아스타리온의 행적이 남기는 모든 것이 그를 고착화된 뱀파이어 군주를 만드는 것 같아서이다. 왜 매체에서 자주 다뤄지는 도식에 그가 갇혀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게다가 다른 선택을 했을 때의 그의 모습을 알기에 해소하지 못한 응어리가 지는 것 같다.
발더스 게이트 3의 동료 캐릭터들은 아스타리온을 포함해 모두 훌륭한 개인 서사를 지니고 있다. 각자의 과거와 상처, 욕망과 선택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으며, 플레이어의 결정에 따라 전혀 다른 결말을 보여준다. 개연성과 캐릭터성은 단순한 설정을 넘어, 플레이어로 하여금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다.
아스타리온을 분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동료들 역시 다시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그들은 각자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은 무엇을 잃고 무엇을 남기는가. 발더스 게이트 3가 특별한 이유는 아마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 게임은 단순히 캐릭터를 소비하게 하지 않는다. 플레이어의 수많은 선택과 행동이 쌓여 플레이어와 동료들은 전혀 다른 양극단의 결말을 맞이할 수 있다. 참으로 매력적인 게임이 아닐 수 없다.
BG3 심층 분석 시리즈
[캐릭터 분석] <발더스 게이트 3>아스타리온 캐릭터 분석: 아스타리온 안쿠닌에 대해 알아보자 -1
목차 발더스 게이트3는 2023년에 시작하여 지금까지 총 플레이타임이 502시간이 된 게임이다. 한 우물을 너무 오래 팠기 때문에 게임 스크린샷이 29GB나 된다. 이 스크린샷을 정리하면서, 혼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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